Friday, August 12, 2011

최종병기 활

만주어를 쓰는 사람은 이제 18명밖에 안 남았다는 충격적 사실.
그런데 영화 대사의 상당 부분은 만주어로 되어 있다. 김일성과 박정희가 만주어에 능숙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만주어가 활발하게 쓰인 것은 두 세대 전의 아주 가까운 과거이다. 두 세대 만에 하나의 언어가 완전하게 소실될 수 있구나.
하기야 남미의 대부분의 언어들은 스페인어에 밀려서 한두 세대만에 거의 없어져버렸지.

박해일과 그를 쫓는 청나라의 무사들의 긴장관계가 끝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연출이 괜찮은 편이다.

추격자들의 우두머리가 훌륭한 활솜씨를 가지게 되는 배경 같은 걸 중간 중간에 섞어주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활이라면 후금의 무사들도 만만치 않게 잘 썼을텐데. 아마도 말을 타고 다니면서 활을 쏘는 걸 어려서부터 해와서 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초반의 공성전은 조금 어설펐다. 반지의 제왕에서 구현한 공성전만큼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조금 사실성 있는 공성전이 재현되었으면 좋았을텐데. 병자호란 때 10일만에 청나라 군대가 서울까지 진격하긴 했지만 10분만에 성 하나를 함락한 건 아니었을텐데. 청나라 군대가 침격하여 공성전이 벌어지고 성문이 열리는 시점에 가서도 결혼식 참가자들은 여전히 무슨 난리 났나?하며 어리둥절하고 있는 건 말이 좀 안 되고, 심지어는 청나라 기병들이 성내를 짓밟고 다니는 와중에도 태연히 밥을 먹다가 목 날아가는 할배나 아줌마같은 엑스트라들의 배치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 연출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어리숙함이 군데군데 보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활이라는 무기를 중요한 도구로 하여 박해일과 청군 사이의 추격전이 끝까지 팽팽하게 유지된 것은 괜찮았다.

추격전 도중에 "타이거 엑스 마키나"로 청군 두 명이 죽은 것은 좀 싱겁기도 하다.

활을 쏘면서 대치할 때는 좀 멀어보이던 거리가 추격전으로 접어들면 불과 20미터의 거리로 순식간에 줄어드는 건 현실감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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