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12, 2017

콩 스컬 아일랜드

영화 시작한 지 10분 후에 들어갔지만, 스토리를 많이 놓친 것 같지는 않았다. 20분 후에 들어갔더라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 같다. 30분 후에 들어갔다면? 역시 스토리는 별로 놓쳤다는 생각이 안 들었을 것 같고, 볼거리는 좀 놓쳤을 것 같다.

초반에 뜬금없이 중국인 미녀 배우가 나올 때부터 불안했다. 이거 중국 자본으로 만든 영화 아닌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레전더리 출품작. 중국 자본은 자기들이 투자한 영화에는 꼭 중국인 미녀를 끼워넣는데, 영락없는 병풍이다. 엑스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판빙빙은 그나마 역할은 좀 있었으나, 그 역시도 굳이 중국인이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매그니피선트 7에서 이병헌이 뜬금없이 나올 이유가 굳이 없었던 것과 같은 맥락.

역시나 중반쯤 들어가면서부터 불안감이 적중해나갔다. 원래부터 스토리는 신경도 안 쓰는 영화였던 것이다. 킹콩 영화라고 해서 굳이 여주인공과 킹콩이 로맨스를 이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스토리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그만큼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냈어야 하는데, 기껏해야 패트릭 중령이 미쳐돌아가면서 킹콩 사냥에 집착하는 단순한 이야기를 선택해버렸다. 한번의 역전수가 남아있긴 했었다. 패트릭 중령이 덱스터만큼이나 유능한 킬러였다면, 그와 킹콩 간의 대결이 흥미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주된 라인은 킹콩과 스컬 크롤러의 대결로 단순하게 압축되었고, 패트릭 중령은 일찌감이 순삭되었다. 킹콩이 패트릭 중령을 쉽게 죽일 기회는 많았으나 굳이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그와 킹콩의 긴장감 넘치는 대결을 위해 그를 살려둔 것이었는데, 막상 스컬 크롤러한테 쓱삭. 킹콩과 라이벌리를 이루려면 패트릭 중령은 스컬 크롤러를 적절하게 견제해주고 "킹콩은 내 거니까 손대지 마샘"이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영화는 킹콩을 둘러싼 패트릭과 스컬 크롤러의 3각관계 로맨스물이 되어버린다. 이것도 저것도 다 싫다.

잠깐만! 그러고 보니, 중국인 여배우만큼이나 역할이 없었던 게 바로 브리 라슨. ㅜㅜ 도대체 뭘 했던 거지?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초반에 거창하게 등장하지만 당구장 싸움 장면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한 전직 SAS 요원. 그외에 무수하게 많은 왜 나왔는지 모를 캐릭터들로 영화는 도배된다.

이쯤에서 2005년 피터잭슨 작 킹콩과의 비교를 해볼 필요가 있을까? 별로...

투자자가 과하게 개입한 영화치고 잘된 것 없다는 교훈을 여기서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건축과 유사한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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