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06, 2017

키스톤 파이프라인 XL–바이 어메리칸 적용 안돼

키스톤 파이프라인 XL 건설 사업 재개를 허용하는 대통령 메모가 있었어요. 백악관 홈페이지에 가면 Presidential Memoranda를 발표시간 순으로 공개해놓았는데, 이 메모는 2017년 1월 24일자입니다. 제목은 Presidential Memorandum Regarding Construction of the Keystone XL Pipeline (https://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2017/01/24/presidential-memorandum-regarding-construction-keystone-xl-pipeline )

유사한 메모로는 Dakota Access Pipeline 건설 재개에 관한 메모가 있습니다. (https://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2017/01/24/presidential-memorandum-regarding-construction-dakota-access-pipeline)

두 파이프라인 모두 캐나다산 셰일가스를 수입하기 위한 파이프라인을 완성하는 건설사업입니다. 작년 여름에 오바마 대통령이 건설 중단을 명령했던 건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건설 재개를 허락한다는 게 이 대통령 메모의 내용을 한줄로 요약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메모와 관련되어서 다른 하나의 대통령 메모가 발표되는데, 그것이 바로 키스톤 파이프라인과 다코타 액세스 파이프라인은 미국산 철강을 쓰도록 해야 한다는 메모입니다. 제목은 Presidential Memorandum Regarding Construction of American Pipelines (https://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2017/01/24/presidential-memorandum-regarding-construction-american-pipelines ) 내용이 길지도 않고, 주목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원문 그대로 인용해 봅니다.

The Secretary of Commerce, in consultation with all relevant executive departments and agencies, shall develop a plan under which all new pipelines, as well as retrofitted, repaired, or expanded pipelines, inside the borders of the United States, including portions of pipelines, use materials and equipment produced in the United States, to the maximum extent possible and to the extent permitted by law. The Secretary shall submit the plan to the President within 180 days of the date of this memorandum.

"Produced in the United States" shall mean:

(i) With regard to iron or steel products, that all manufacturing processes for such iron or steel products, from the initial melting stage through the application of coatings, occurred in the United States.

(ii) Steel or iron material or products manufactured abroad from semi-finished steel or iron from the United States are not "produced in the United States" for purposes of this memorandum.

(iii) Steel or iron material or products manufactured in the United States from semi-finished steel or iron of foreign origin are not "produced in the United States" for purposes of this memorandum.

The Secretary of Commerce is hereby authorized and directed to publish this memorandum in the Federal Register.

즉슨, 미국 내에서 건설되는 파이프라인은 신규이든 수리되는 것이든 확장되는 것이든 상관하지 않고 모두 미국산 철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해서 “미국산 철강”이라는 것은 최초 용융 단계부터 코팅 작업까지 모두 미국 내에서 이뤄져야 미국산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럼 키스톤 파이프라인과 다코타 액세스 파이프라인 뿐만 아니라 앞으로 건설될 모든 파이프라인 사업은 미국에서 용융부터 코팅까지 다 이루어진 철강만을 써야 하는군요. 라고 간단하게 생각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죠.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해서 운영되는 국가라면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단숨에 제도 변경 수준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있기 힘든 일입니다. 이 대통령 메모의 첫 문장만 봐도 알 수 있죠. 상무부 장관이 관련 부처와 협의해서 “미국산 철강 사용”을 강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지까지는 생각 안하고 메모라는 형식을 통해 장관들에게 명령을 한 것이고, 상무장관 및 관련 장관들은 이를 이행할 방안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 메모들이 공표되었을 때, 저는 바이 어메리카 조항들을 활용해서 메모의 내용을 이행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바이 아메리카 조항”들”은 다양한 법에 들어가 있습니다. 1933년 Buy America Act, 1982년 Buy American Act, 2009년 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 등에 이런 저런 형태로 들어가 있지요. 그런 조항들을 사용하라는 의미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법들의 핵심이면서 키스톤 파이프라인 사건을 들여다보는 데 중요한 내용이 있습니다. 해당 건설 사업이 정부 예산으로 진행되는 것이어야 한다는 기본 조건입니다. 연방이든 주정부이든 정부 재정으로 진행되는 사업의 경우 미국산 자재 및 부품을 쓰도록 강제할 수 있습니다.

이게 키스톤 사업과 관련이 있는 이유는, 키스톤은 100% 민간기업이 진행하는 민간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즉, 바이 어메리카 조항을 적용하기 위한 기본 전제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죠. 이 바닥에서 “바이 어메리칸”이라고 말하면 기본적으로는 정부 지출 사업, 즉 정부조달 사업이어야 하고, 정부조달 사업에 대해 자국산을 쓰라고 강제하는 법안은 WTO 정부조달협정(GPA)나 FTA 정부조달 챕터를 위배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국제협정 위배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이런저런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래서 현재로는 협정 위배 논란은 없습니다만…

파이프라인 건설에 관한 대통령 메모가 다시금 그런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여 많은 통상 관련인들이 주목한 것이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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