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29, 2017

아이가 울 때 "울지마" 말고 해야 할 말

미운 세 살이라고 하던가? 요즘 아이가 매우 사소한 일에 심하게 화를 내면서 짜증을 내고 울어제끼는 일이 빈번하다. 빈번하다기보다는 그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예를 들면, 장난감의 전원 버튼을 아빠가 켰을 때, 자기 마음에는 자기가 키려고 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먼저 켜버린 것이다. 그럴 경우 참지 못하고 화를 내 버린다. 유사한 '사소한 일'들은 무수히 많다. 엘리베이터 버튼 같은 경우는 이제는 아예 아이한테 맡겨버린다. 오늘은 무려 2시간을 우는 일을 당했다.

아이가 그렇게 화를 내고 울 때는 "울지 마"라고 하기보다는 다른 말들을 하는 게 좋다는 Lifehacker의 조언. 제일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지금은 "울지 마"가 통하지도 않으니. ^^

“It’s okay to be sad,”
“I hear that you need space. I want to be here for you. I’ll stay close so you can find me when you’re ready,”
“I will help you work it out,” and
“I’m listening.”

Friday, October 27, 2017

Black Mirror S1 E2 Fifteen Million Merits

비쥬얼 디바이스에 둘러싸여서 루틴한 삶을 지속해나가는 현대인의 우화.

일종의 주제가
Anyone Who Knows What Love Is (Will Understand)

극중 여주인공인 Abi가 부른 버전


원곡인 Irma Thomas가 부른 버전(엔딩 크레딧에서 나오는 곡이 Irma Thomas가 부른 것)


Black Mirror - S1 E1 National Anthem


그렇게 인기 있다는 블랙 미러를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한 시즌에 3개 에피소드 밖에 없네. 시즌3로 넘어가면 에피소드가 늘어나긴 한데. 처음엔 시즌이라는 개념보다는 전체 시즌이 파일럿처럼 시작되었던 느낌이다.

시즌1 에피소드1은 국가(National Anthem). 터너 프라이즈 수상자인 예술가가 꾸민 퍼포먼스임이 극의 마지막에 드러나는데. 평론가들은 이 퍼포먼스가 21세기 최고의 예술이었다라고 평가했다는 말도 얼핏 나온다.

범인의 동영상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의 지배적인 반응은, 수상이 돼지와 성교하는 장면을 만천하게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조건을 수락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지만, 범인이 수잔나 공주의 손가락을 잘라서 보여주는 동영상이 공개된 후에는 반전되어 수상이 돼지와 성교하는 것은 수잔나 공주의 목숨과 비교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 되어버린다. 수상은 결국 돼지와 성교하는 장면을 실시간 방송하게 되는데, 발기는 어렵사리 되었는데 사정은 잘 안 되었는지 한 시간 정도 성교가 이어지고 그 장면이 계속 방송된다.

하지만, 수잔나 공주는 3시30분에 이미 범인에게서 풀려났고, 탈진한 상태에서 겨우 공공잘소로 나왔지만,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수상-돼지 성교 장면을 보기 위해 옥내로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30분 이상이 지나서야 수잔나 공주는 경찰과 2명의 행인에 의해 발견되었다.

시나리오 상으로는 재미있는 사고실험이다. 사람들이 사고실험의 예측대로 행동했을 때, 가장 아이러닉한 결과는 무엇인가를 제시한 시나리오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인 사람들이 실제 생활보다 '블랙 미러'(미디어 장치 - 가상 세계로 가는 관문)에 더 집착하는 상황을 터너 상 수상작가가 퍼포먼스로 보여준 것이다.

Wednesday, October 25, 2017

인천 송도

송도를 지나간 적은 몇 번 있었는데, 여기서 일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20차 RCEP 협상. RCEP 협상의 분위기와는 별개로 송도는 모든 협상참가국 대표들이 찬사를 보내는 잘 만들어진 도시이다.


협상장 가까이에 센트럴파크가 있는데, 인공 운하를 따라서 만들어진 산책로와 한옥마을과 쇼핑몰이 매우 어트랙티브하게 보이는 듯.





운하에서 보트를 탈 수도 있다. 발로 저어야 하는 오리배가 아니고 모터로 추진하는 보트이다. 나는 아직 타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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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23, 2017

춘천 2017

이제 춘천 길을 좀 알겠다. 사실 그렇게 복잡한 길은 없는데, 그 동안 내비에만 의존해서 다니다보니 길을 익히지 못했다.

이번에 새로 간 곳:

  • 이디오피아 벳 - 알쓸신잡을 보고서
  • 광수생각(왕돈까스가 진짜 크다) - 호텔 근처에 있는 돈까스집이라서. 돈까스는 아기의 페이버릿 음식
  • 춘천MBC(마당에 현대조각전을 하고 있었다) - 호텔 바로 옆에 있다.
  • 김유정문학관 - 예전부터 가보고 싶긴 했다.

예전에 갔는데 이번에 안 간 곳: 

  • 샘밭 막국수(좀 멀어서)
  • 강원도청 근처 독일빵집(피컨파이가 명물) - 이번에는 도청 근처에 가질 않았다
  • 세종호텔(레노베이션을 해야할 때가 아닐까?) - 숙소를 상상마당스테이에 잡아서
  • 세종호텔 옆에 있는 단독주택형 카페(오디오가 좋다. 대신 커피는 쏘쏘) - 세종호텔에 묵질 않아서
  • 로봇박물관, 애니메이션박물관 - 매년 갈만한 곳은 아닌듯

예전에 갔던 곳이고 이번에 또 간 곳: 

  • 이월선 닭갈비(구 온의1.5 닭갈비) - 아내는 어린이놀이장이 있기 때문에, 나는 양념이 순한 맛이라서.
  • 자라섬 - 주목적이었으니

가려고 생각했으나 안 간 곳: 

  • 막국수박물관 - 아기가 아직 체험해볼 만한 나이가 아니었고, 체험 안 하면 막국수 못 먹는다길래
  • 꿈자람 놀이공원 - 시간이 안 나서

리스트를 만들어보니, 안 간 곳이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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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21, 2017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올해가 제14회니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의 역사도 이젠 무시 못할 정도다. 6번 더 하면 20회. 계속 흥하시길. 올해는 주차장 바닥에 블럭도 박아넣고 해서 훨씬 쾌적한 분위기였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길도 예전보다 덜 막히기도 하고.

올해의 또다른 특징은 그늘막을 비롯한 일체의 텐트류를 금지했다는 점이다. 관객으로서는 불편함도 있을 테지만, 전체적으로 관람을 쾌적하게 해주는 효과가 크다. 예전에는 텐트 때문에 무대가 잘 안 보이고 텐트가 소리를 일부 흡수하면서 음악도 덜 들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텐트가 없어지니 시야 확보가 잘 되고 소리도 더 잘 들린다. 역시 10월의 가평은 하늘이 쨍쨍하고 햇볕에 강렬한지라 대낮의 공연을 볼 때 그늘이 없으면 힘들기는 하다. 그럴 때를 대비해 모자랑 선블록이랑 선글라스를 챙겨가도록 하자.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기간에는 여러 기업에서 이벤트를 하면서 물건들을 나눠주는데, 대부분이 큰 쓸모는 없는 것들이라 이벤트를 챙겨가면서 참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페스티벌에서 모 스폰서 기업에서 나눠주는 에어베드는 몹시 땡기는지라 미션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쓸모가 있는 물건이었다.

이번 페스티벌은 라인업도 대단했는데, 무려 Lee Ritenour와 Dave Grusin이 왔다. 이 정도면 역대 최강이 아닌가 싶다. 재작년에는 Abdullah Ibrahim도 오긴 했는데, 네임 밸류로 따지자면 올해가 더 낫다.

KT&G 상상마당 스테이 호텔 춘천에서 묵었는데, 호텔 마당에서 백건우 피아니스트를 마주쳤다. 난 몰라봤는데 아내가 알아봤다. 아내도 바로 백건우씨 이름을 떠올리지 못했고, 배우 윤정희씨 남편이 누구더라라고 나한테 물어봤는데, 내가 그런 정보를 알고 있을리가 없다. 인터넷 검색해서 백건우씨 이름을 기억해냈지만, 백건우씨는 이미 차를 타고 멀리 가 버린 후였다. 사인이라도 받았어야 했다고 아내가 아쉬워했고, 그 다음날 아침에 호텔 마당을 다시 서성거려봤어도 별무소득이었다.

상상마당 스테이호텔 춘천에서는 10월 21일에 러브레이크라는 자체적인 재즈 공연을 준비했는데, 이건 아마 흥행 실패한 듯 하다. 자라섬과 같은 기간에 따로 재즈 공연을 준비한 건 실수인듯.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Country Focus라고 해서 특별 국가를 지정해서 행사를 하는 것 같은데, 작년에는 이런 게 있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아마도 이스라엘에서 특별히 요청해서 올해 새로 만든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이스라엘에서 두 팀이 참가하고, 페스티벌 라운지에 특별 부스도 만들어놓는 등 신경 많이 썼다. 사실 외교에서 우리나라만큼 이스라엘 편들어주는 나라도 많지는 않으니까 신경 쓸만 할 것이다.

메인 스테이지의 유료 공연을 보지는 못했으나, 페스티벌 라운지의 무료 공연도 좋은 것들이 많았다. 한양대 빅밴드 공연도 좋았고, 배장은 밴드도 괜찮았고. 등등.

그러고보니 장터를 안 갔네. 생각해보니 작년보다 모든 면에서 푸드트럭이나 장터 같은 걸 줄인 것 같다. 작년은 정말 돗대기 시장 같았고, 이래서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오래 못 가겠다는 생각했었는데, 그런 말들이 많이들 들어간 게 아닌가 싶다. 여전히 롯데가 엄청나게 마케팅을 해대고는 있었지만, 푸드트럭이 난립하는 상황은 아니었으니 선방한 것 같다.

기후 변화 때문인지 10월 셋째주에 해도 날씨는 괜찮다. 밤에는 좀더 추우려나? Lee Ritenour 공연을 페북에서 실황 중계해주던데, 거기에서는 피아니스트 자리에 온열기 두 대를 놓아두고 있었다.

자라섬 공연도 DVD나 블루레이 판으로 만들지 않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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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6, 2017

NAFTA 재협상 동향

원래 2017년 10월 16일(월)에 끝날 예정이었던 NAFTA 재협상 제4차 라운드가 2일 더 연장해서 진행될 예정이라는 기사가 Washington Trade Daily에 떴다. 미국이 자국의 요구를 캐나다와 멕시코에게 강하게 요구하면서 협상의 진전은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술적 협상은 더 많이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게 요구하는 주요 내용은  (1) 자동차에서 미국산 부품 비율 상향, (2) 5년 후 NAFTA 자동 종료(자동 재협상을 의미), (3) 미국의 계절적 작물 경작자에게 특별 무역구제 권한 부여, (4) 캐나다와 멕시코의 미국 정부조달 시장에 대한 접근 축소

At the fourth round of negotiations, being held in Arlington, Virginia, the United States has rattled its Canadian and Mexican partners with proposals to increase the US content for automobiles, automatically terminate NAFTA in five years, give US seasonable crop growers special trade remedy privileges and reduce Canadian and Mexican access to government procurement. (출처: WTD 2017.10.16.)
(1) 자동차에서 미국산 부품 비율 상향

미국은 현재 62.5%인 NAFTA 역내 미국산 부품 비율을 85%로 상향하고 미국산 부품 비율을 50%로 할 것을 요구 중이다. 15%만 非미국산 부품을 써야 NAFTA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말이다. 결국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라는 말과 같다.

(2) 5년 후 NAFTA 자동 종료(자동 재협상을 의미)

5년 후면 다음번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로부터 2년후쯤이 될 것 같다. NAFTA 재협상 완료 시한을 올해 말로 잡고 있으니, 그게 가능하다면 내년 초에 새로운 NAFTA가 발효하고 그로부터 5년 후면 그 정도 즈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NAFTA를 다시 한 번 써먹을 수 있다는 셈법이다.

(3) 미국의 계절적 작물 경작자에게 특별 무역구제 권한 부여

그렇다고 한다. 계절적 작물은 그 특성상 계절적인데, 거기에 특별 무역구제 권한을 준다는 건 잘 이해가 되진 않지만 ...

(4) 캐나다와 멕시코의 미국 정부조달 시장에 대한 접근 축소

이건 정말 가능하기라도 한지 모르겠지만, 만약 미국이 심각하게 이 쟁점을 밀어붙인다면 결국 모든 트레이드 파트너에게 같은 걸 요구할 것이라는 걸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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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5, 2017

공주 원도심

어제 부여에 가기 전에는 공주의 원도심 재개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부여의 G340 카페를 들르고 나서 그 주인장인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씨가 공주 원도심의 여관 건물을 사서 정중동이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김영석씨는 600평짜리 구 양조장 건물도 사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가로수길, 경리단길, 문래동, 황리단길에서와 같이 젠트리피케이션의 파도는 전국의 그럴싸한 원도심을 누비고 있지만, 충청도만은 유독 그 바람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았다. 대전에서도 오래 살았지만 공주 원도심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부여는 말할 것도 없고. 세종시가 생기고 나서 공주는 세종시에 인구를 빨리고 있고, 부여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곳이니 원도심이 활발해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오늘 가보니 공주의 원도심은 의외로 활발하다. 활발해지기 시작했다고 해야 하나? '의료원삼거리'에서 감영길로 들어서는 초입에는 문광사학생백화점이라는 지금은 쓰이지 않는 건물이 서있다. 아마 누군가가 매입해서 재개발하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아래 사진 왼쪽에 보이는 깔끔한 벽이 김영석씨가 만든 정중동 게스트하우스이다.


시에서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원삼거리에 있던 건물들을 치우고 공터를 만들어 거기를 '원도심 활력거점 조성사업'을 한다고 한다. 무엇이 들어설지 궁금하다. 감영길이나 제민천이 아직은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많지 않고, 길이 길지 않기 때문에 원도심 재생사업의 성패는 공주 원도심 특유의 어트랙션을 만드는 것과 원도심 구역을 확장하는 데에 있어 보인다. 지금처럼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공주가 부여와 더불어 백제문화유적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람을 등에 업고 뭔가가 이뤄졌으면 싶다.

감영길에는 흔한 상점들도 있지만, 다른 거리에서 볼 수 없는 가게들도 있다. 일요일에 문을 안 여는 가게들이 많아서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는 토요일에 한 번 가봐야할 듯 싶다.

감영길과 제민천변에는 한옥 스타일로 새로 지은 건물들이 몇 개 있다. 공주의 특성상 한옥마을로 조성해도 괜찮을 듯 한데, 그러면 전주나 경주와 차별점이 없어지는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짓는 건물들을 한옥으로 짓는 시도는 괜찮아 보인다.

BACH라는 카페는 한옥으로 가기보다는 있던 건물을 조금 수리해서 쓰는 방법을 택했다. 그것도 나름 괜찮다.

무난하게 베이글 샌드위치와 커피를 먹었다.


BACH 카페의 특징은 책이 많다는 점인데, 책 컬렉션이 무게감이 있다. 가벼운 책은 별로 없고 내용이 중량감 있는 책들이다. 그 책들 중에서 바로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공주에 사는 김혜식이라는 사진작가의 책 '골목의 기억'이다. 당연히 직접 찍은 사진들과 직접 쓴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글 한 편마다 하나의 집이나 사람이 소개되는데, 소개되는 사람은 김혜식 작가가 만나본 사람들이다. 공주 골목에 대한 다큐라고 할만한 책이다.



감영길과 제민천의 가장 큰 셀링포인트는 골목이다. 골목이라는 테마는 삼청동이 이미 잘 상업화했고, 이후에 감천마을, 동피랑 마을 같은 데서 달동네 재생사업으로 잘 활용하고 있긴 한데, 공주 원도심의 골목길은 다른 매력이 있다.

이 골목길의 가치를 발견하고 재생프로젝트를 실행한 사람들의 이름이 아래 사진에 나온다. 석미경씨는 남편 박인규씨와 함께 루치아의 뜰을 만들었다.


루치아의 뜰과 그 주변의 골목은 골목길 재생의 다른 표본을 보여준다. 삼청동과 다르다. 길지 않지만 평온하고 한적한 이 골목을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 흔한듯 하면서도 유니크하다. 옛날을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흔한 곳이지만, 막상 골목길 보러 가자고 하면 어디 갈만한 데가 별로 없는 게 2017년의 현실이다. 얼마 전에 대전 동구쪽에 나갔는데, 대전역 지하도로를 지나서 SK주유소로 가면 앞쪽에 보이는 옛날 집 동네를 다 밀어서 다른 곳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보았다.


아이비를 심을 때는 철망으로.


정중동 게스트하우스는 운영을 안 하는 것인지 문이 닫혀 있었다. 일요일이라서 안하는 것인가? 게스트하우스라면 젊은이들을 상대로 숙박업을 하겠다는 것인데, 어떤 모양이 가능한지 궁금하다.


큰 기대를 안하고 간 곳이지만, 기대보다 더 나은 곳이라 즐거웠다. 오후를 나른하면서도 편안하게 보내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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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UN맛집 슈엔챠이 (구)중국성

오늘은 공주 나들이를 갔다. 세종과 공주를 잇는 확장도로가 개통되어서 그 길도 한 번 타볼 겸, 그리고 공주 원도심 구경을 할 겸 해서 나섰다. 우선 점심을 먹어야하기에 공주에서 오래 됐다는 슈엔챠이를 갔다. 슈엔챠이는 신관동에 있다. 건물 겉모습은 그럴싸하다. 주차장은 몇대 댈 수 없는 길가의 어정쩡한 공간 몇 개 밖에 없고, 이중주차를 강요하는 형태이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 나가서 차를 빼야 하는 일이 생길 확률이 높다.


간짜장과 탕수육을 시켰다. 간짜장에 달걀후라이를 올리느냐의 문제는 스타일에 달려 있기 때문에 탓할 것은 아니다. 기계로 뽑은 면발은 비교적 가는 편인데, 가는 면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역시 취향의 문제다. 소스는 간짜장답게 금방 볶아서 나온 것이다. 소스의 양이 면의 양보다 많다. 이럴 땐 따옴표를 써야 하는 건가?

그런데 소스에 돼지고기의 흔적이 없다. 간짜장 소스에는 돼지고기를 넣지 않는 건가? 이 의문은 아래의 탕수육에 이어진다.


탕수육 그릇은 괜찮은 편이다. 탕수육도 잘 튀겨진 듯 하다. 소스는 달콤한 소스. 양파도 완전히 익히지 않아서 숨이 살아 있다. 거기까지는 내 스타일.


그런데 조금 먹다보니 이상하다. 탕수육을 먹는 게 아니라 찐빵을 먹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가족은 탕수육에 고기가 안 들어간 것 같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돼지고기 육질도 느껴지지 않고, 고기 맛도 안 난다. 그냥 밀가루다. 나와 가족이 먹은 것만 그렇나 해서 몇 개를 잘라서 속을 보았다. 대부분의 탕수육이 밀가루 덩어리다. 어쩌다 하나씩 고기가 들어가 있다.


지배인을 불러서 물어봤다. 지배인은 자기들 탕수육은 항상 이렇다고 한다. 고기에 밀가루를 입혀서 한 번 튀기고, 그 위에 밀가루를 입혀서 다시 튀기기 때문에 이렇게 나온다고 했다. 소위 (구)중국성 스타일의 탕수육이라는 설명이다.

탕수육의 튀김옷을 밀가루로 할 수도 있고 찹쌀가루로 할 수도 있다. 고기를 길게 썰기도 하고 덩어리지게 썰기도 한다. 양심이 부족한 식당은 비계를 많이 넣기도 한다. 이런저런 탕수육을 많이 먹어봤지만, 밀가루만을 튀겨서 나온 탕수육은 생전 처음이다.

나는 "다른 손님들은 이런 탕수육을 먹고는 아무 말도 않고 갔다 말인가요?"라고 물어봤다. 지배인은 같은 대답이다. 자기들 탕수육은 이런 스타일로 항상 만든다고. 그러면서 탕수육이 마음에 안 들면 탕수육 가격은 빼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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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4, 2017

부여 G340 카페

통영에 갔을 때 멸치호텔 1층에 있는 Homestead Coffee에 비치된 Neighbor라는 잡지에 소개된 G340이라는 카페에 갔다. 그 기사가 작년 여름 것이었으니 이 카페는 아마 1년 정도 된 것이다. G340은 계룡로 340이라는 도로명주소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 카페의 특이점이면서도 최대의 특징은 쌀창고이던 건물을 개조해서 카페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안쓰게 된 공장을 개조해서 미술관이나 다른 용도의 공간으로 개조한 사례라든지, 뉴욕에서 Loft가 탄생한 역사와 유사한 경우이다. 이 전직 쌀창고는 정림사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위치도 좋다.

입구에서부터 알 수 있지만, 대나무와 소나무를 이용한 외경부터 신경을 꽤 쓴 곳이다.


쌀창고의 최대 장점은 천장이 높다는 점이다. 그 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널찍한 공간을 만들었다.


주인장은 한복 디자이너라고 잡지에 소개가 됐는데, 지금도 그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전시되어 있는 그림도 진품이라면 꽤 비싼 작품 같다. 벽에 걸린 큰 작품은 예전에 어디선가 소개된 것을 본 기억이 있는 중국 작가의 작품이다. 아래 기사에서 중국 듀오 작가 '탐원'이라고 한다.

 구석에 무심한 듯 놓여있는 항아리들은 북한 회령 지방의 흑유 항아리라고 한다.



이 카페의 주인인 김영석 한복 디자이너는 공주에도 600평짜리 양조장 건물을 매입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중앙일보 기사는 http://news.joins.com/article/20247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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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2, 2017

왜 스페인은 실패하고 미국은 성공했는가

홍춘욱 이코노미스트의 블로그에 올라온 책 소개.  시계와 문명 - 스위스는 어떻게 시계산업의 중심지가 되었나? 

시계산업의 예를 들어서 왜 스페인은 100년만에 패권을 잃어버리고 2류국가가 되었고, 미국은 강대국이 되었나? 라는 질문인데, 좀더 역사적으로 적절한 질문은 어떻게 스페인이 짧은 기간의 패권을 네덜란드에 넘겨주었고, 다시 영국이 네덜란드를 넘어섰으며, 이후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100년 넘게 쥐고 있는가이겠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스페인이 네덜란드에 대항해시대의 중심지로서의 헤게모니를 내준 이유를 설명했다. 신뢰할 수 없는 제도와 낮은 신용도가 스페인 제국의 명을 재촉했다. 그와 반대로 네덜란드는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했고, 반드시 빚을 갚았다. 왕좌의 게임에서 라니스터 가문이 갖고 있는 신조(Lannisters pay their debts)는 금전적인 면에서 라니스터 가문이 강철은행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그 반면 나라의 제도는 왕의 기분에 따라서 들쭉날쭉 했기 때문에 반드시 네덜란드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겠지만.

한국이 세계의 중심국가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때 내세웠던 동북아 허브국가로 갈 수 없었던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오랜 기간 공고해져온 폐쇄적인 제도와 외국인에게 차별적인 대우를 해도 되거나 혹은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국민 정서다. (많은 사람들은 영어 공용화 실패가 그 원인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건 원인의 작은 조각일  뿐)

우리나라의 제도 중에는 외국기업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규제들이 매우 많다. 그리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희한한 일이다. WTO 가입 이후에 통상법이 적용되는 분야에서는 내국민대우가 중요한 의무가 되어 외국기업들에게 차별적 대우를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건 이론적인 얘기이고, 실제로 외국기업을 차별하는 법이 만들어져도 WTO 분쟁해결제도를 통해 차별법이 철폐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은 외국기업이 다른 나라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해서 정착하는 데에 충분하다. 그리고 외국기업들은 한국의 차별법을 없애는 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느니보다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많은 국민들은 그런 차별법이 한국 경제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차별법을 만드는 입법자들과 국민들은 별개의 존재가 아니다. 모두들 그런 정서를 공유한다.

작년에 발의된 이찬열 의원의 소위 '바이코리아액트', 역시 작년에 서형수 의원이 발의한 '사회적경제기업 판로지원에 관한 법', 또 목재 조달시 국산화율을 지정하도록 하는 법 등등 찾아보면 한둘이 아니다. 이런 법들이 WTO나 FTA 같은 통상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것은 문제의 일부분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법들이 늘어날수록 한국의 제도는 망해가던 스페인 제국과 닮아간다는 것이고, 한 번도 제국의 위치에 올라보지 못한 한국이 스페인이 망해가던 시절의 경로를 밟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게 진짜 문제의 핵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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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재협상(renegotiation)인지 개정(amendment)인지 수정(modification)인지는 잘 모르겠다. 재협상과 개정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고, 개정과 수정은 변경되는 협정의 내용과 그걸 반영하기 위한 국내 절차상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구별은 된다.

사실 10.4일 2차 특별공동위 있기 전에도 개정 협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폐기 통보서한을 미국에서 송부할 것이라는 건 예측가능했다. 현지에서 그런 분위기가 더욱 분명해졌기 때문에 개정 협상에 동의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나는 2차 특별공동위에 가지는 않았다. 갔어도 회의실에 들어갔을지는 모르겠다)

개정 협상에 동의하는 과정까지에 대한 나의 생각은 비밀 노트에 적어두기로 하고, 앞으로의 전망은 아마도 매우 어려운 2018년 한해를 한미 FTA 재협상으로 보내게 될 것 같다는 것.

최근 미국의 평론가들이 평하길, 트럼프 대통령은 TV 쇼를 진행하는 마인드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즉슨, 항상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해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정치도 일종의 쇼라고 생각할 때 그런 접근법도 일리는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04년에 출연했던 The Apprentice라는 쇼가 있었다. 트럼프의 도제(apprentice)를 그가 직접 인터뷰해서 후보자를 고르고, 그들에게 실제 사업의 현장에서 일을 가르쳐주면서 평가를 해서 합격하면 보상을 주고 실패하면 집으로 보내는 포맷의 쇼였다. 그때 이미 도널드 트럼프는 성공한 비즈니스맨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에 시청자들은 그의 도제 교육 방법을 지켜보면 배우는 것이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 쇼를 보았다.

그 쇼를 본 사람들은 아마 동감할 터인데, 그 쇼에서 트럼프가 보여준 가장 큰 특징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도제로 선택하고 어떤 사람이 합격/불합격 하느냐에 대한 일관된 기준이 없고, 도널드 트럼프가 그때 그때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었다. 좋게 말하면, 비즈니스는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기 때문에 항상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나쁘게 말하면, 시청자들을 계속 붙들어두기 위해서 불확실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계속 하는 TV 쇼 호스트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어느 것이 진실이었든 간에,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The Apprentice에서의 도널드 트럼프의 행동 방식과 유사하다. 대중에 공개된 언론을 비롯하여 비공개된 소스까지 두루 읽어보고 판단하건대,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의 상세 내용은 잘 알지 못하고 크게 관심도 없으며, 한-미 FTA 때문에 미국의 대 한국 무역적자가 늘어났는지 어쨌는지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신뢰할만한 연구는 어떻게 수행해야 할 것이며 하는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어쩌면 한미 FTA가 체결될 때 반대론자들의 주장대로 한미 FTA 자체는 미국에 유리하고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체결된 것이었을 수도 있다. 발효 후의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한국이 무역흑자를 더 많이 보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일 수도 있다. 마이클포터의 다이아몬드 이론을 여기다 끌어쓸 수도 있겠다. 사실 관세는 그닥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 기업의 경쟁력은 다른 데서 오는 것이다.

어찌됐든 트럼프는 그가 '거래의 기술'에서 밝힌 접근방법대로 거래를 하려고 들고 있고, 그런 거래 방식은 국가 지도자, 특히나 미국의 대통령이 취할 접근법으로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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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08, 2017

카탈루냐 독립 +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로쟈님이 소개하는 스페인 내전 관련한 책들은 그의 블로그 포스트 http://blog.aladin.co.kr/mramor/9638408 에 소개되어 있다. 이 책들을 내가 사서 읽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관련하여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이라는 코믹이 있다. 유럽산 코믹들은 미국산이나 일본산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The Maus로 대표되는 정치와 역사를 소재로하는 심각한 코믹들이 대세를 이룬다는 점이다. 코믹을 여러 가지 소재와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하나로 생각하는 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유럽이 코믹을 좀더 어른스럽게 대접해주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Marvel이나 DC Comics가 대세이니까 그런 만화밖에 생각이 안 날 수 있지만, Peanuts나 Dilbert가 태어난 땅이라는 것도 잊지는 말자. 일본 만화계도 엄청나게 많은 작가와 작가후보들이 uncharted territory를 찾아내고 있기 때문에 소재의 다양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소재들을 다루는 방식은 제한적이고 갑갑하다.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스페인 내전을 살아낸 자기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려낸 코믹이다. 박일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유사한 류라고 해야 할까? 1인칭인 '살아나은 자의 슬픔'과 비교할 때 3인칭인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가급적 아버지의 이야기에 과몰입하지 않으면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도 할 이야기는 다 하는, 과히 과거사 다루기에 있어서는 여러 명작들의 어깨를 딛고 올라서서 새로운 경지에 올랐다 할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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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검색해보니 박일문 씨는 성추행으로 실형을 살았다는 뉴스가 10년 전에 떴었구나.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58089.html 

무려 박경리씨를 비롯한 유명 작가들이 탄원서를 써줬다는데, 탄원서 문화도 정말 폐습 중의 폐습이다. 이건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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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대혼잡 @ 171005 + 달아공원 + 장사도유람선 (2)

돗대기시장 같은 터미널을 헤치고 나가,




노래방 인테리어의 1층 데크를 지나쳐서,


2층이나 3층 데크에서 적당히 자리를 잡고 1시간을 가면 장사도가 나온다. 장사도는 긴 뱀 같이 생긴 섬이라 해서 장사도라 이름붙었다 한다. 근데 옛날에는 이 섬에서 누에를 쳐서 잠사도라고도 했다는데, 어느 게 먼저인지는...



조경은 잘 되어 있다. 분홍멀리라는 재미있는 안개꽃 류의 꽃은 흥미로워서 따로 사진을 찍어두었다.



한 시간 정도 산책하기에는 괜찮은 섬이다. 

곤리도식당에서 눈탱이 한 번 얻어 맞고, 터미널에서 헬 경험을 한 번 한 다음에, 북적대는 공간에서 지루하게 1시간을 배타고 가야 하는 장사도에서 꽤 그럴싸한 공원 산책을 한 것인데, 전체적으로는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다.

통영유람선이 개선할 여력이 없을만큼 장사가 안 되는 것 같지는 않은데, 그저 벌 수 있을 때 벌자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돈 되는 일만 하려고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통영시의 고민거리이기도 하겠지. 몇명의 예술가와 작가들, 그리고 이순신 장군으로 관광명소로 인식되게 하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그 이상으로 가지 못한다.

이번 추석 연휴도 그랬고, 여름휴가 시즌에도 그랬지만, 통영의 교통 사정은 지금 정도의 관광객들을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알쓸신잡에 나왔던 도시들, 통영, 경주, 강릉 등은 이번 연휴 때 모두 교통체증을 겪었다고들 하는데, 가장 심했을 곳이 통영인 듯 하다. 도시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듯 하다. 아예 강구안/중앙시장 주변은 차가 출입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도 방법이고, 미륵도에 숙소를 많이 짓고 그 쪽에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방법 아닌가 싶다. 우리 가족도 3일째부터는 중앙시장 쪽은 가급적 가까이 가지 않으려 했다. 그쪽은 가까이 가면 지옥이 펼쳐진다.

통영의 많은 것들이 알쓸신잡에서 과대평가되어 있는데, 그래도 통영맛집의 멍게비빔밥은 그만한 평가를 받을 만 하다. 맛 있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미맹들이 많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스가 초장이라고 생각하는데, 멍게비빔밥에 초장을 뿌리면 멍게의 맛과 향이 초장에 묻혀버린다. 이건 회에서도 마찬가지. 근데 통영맛집의 멍게비빔밥은 초장을 뿌리지 않는다. 대신 굴소스로 맛을 내는데, 멍게의 맛과 향이 살아있으면서도 감칠 맛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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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대혼잡 @ 171005 + 달아공원 + 장사도유람선 (1)

아침 일찍 케이블카를 타러 가려고 나섰다. 9시쯤 도착하면 여유 있으리라 생각했던 건 큰 오산이었다. 미륵도 들어가자마자 길이 막히기 시작했고, 케이블카 주차장 가까이 다가가자 대혼잡이었다. 모양새를 보니 2시간은 기다려야 케이블카를 탈 수 있을 만한 인파였다.

케이블카를 포기하고 달아공원으로 갔다. 사실 케이블카를 타지 않더라도 한려해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아주 많다. 사람들이 강구안, 케이블카 같은 잘 알려진 곳만 찾아다녀서 그렇지.  심지어 달아공원 같은 곳도 많이들 찾아오진 않는다. 오히려 미륵산보다 더 조망이 좋은 곳인데. 주차장에서도 이런 훌륭한 전망이 있다.


오후에 장사도 유람선을 타기로 예약해두었다. 숙소에 휴대폰을 놓고 나와서 그걸 가지러 다시 호텔로 갔다가 유람선터미널로 돌아왔는데, 호텔에서 미륵도로 오는 길은 아침보다 더 막혔다. 1시간 반은 걸렸는데, 그 때문에 식당을 여유롭게 찾지 못했다. 터미널 주변의 맛집이라는 도남식당에 전화했는데 이미 예약이 다 찼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터미널 주변의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는데, 통영 여행 중 최악의 식당으로 꼽겠다.



1만원짜리 굴미역국 2인분을 시켰는데, 차려진 상이 이렇다. 이건 회사 구내식당의 3,500원짜리 밥보다 못하다.

유람선터미널 역시 이에 지지 않는데, 우리나라의 유명 관광지가 로컬 명소로밖에 남지 못하고 국제적인 관광명소가 되지 못하는지를 잠깐의 견학으로 단박에 이해하도록 해주는 장소로 꼽을만 하다. 낡은 건물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터미널의 1차 기능인 매표소가 1층이 아니라 2층에 위치해 있엇 불편한 데다가 1층은 건어물 가게랑 사고 싶지 않은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들어차 있어서 돗대기 시장을 잘 구현해놓고 있다. 2층에 올라가서 매표소로 가면 2명의 매표 직원들이 일을 하는데, 줄이 빨리 줄어들지 않는다. 미리 승선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그걸 작성해야 한다는 안내는 없다. 결국 줄 서다가 중간에 빠져나와서 승선신고서를 작성하고 다시 줄을 서야 한다.

줄 서다보면 웬 할아버지가 큰 소리로 이것저것 안내를 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되면서 엄청 시끄럽다. 창구에 다가갈 즈음에 그 할아버지가 승선신고서를 보자고 한다. 보여주면 그 할아버지는 신고서에 칸들이 잘 작성되었는지를 보고 사인펜으로 슥슥 뭔가를 적은 다음에 매표소 직원한테 큰 소리로 "장사도 성인 2 소아 1"이라고 말한다. 물론 필요하지 않은 정보다. 신고서에 다 나와있는 내용을 큰 소리로 말하는 것 밖에 없다. 애플 시리나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에 확성기를 달아놓으면 같은 기능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

장사도행 유람선인데, 장사도 입장료가 따로 있고, 이 입장료는 인터넷 예매시에는 안내가 되지 않고 매표소에서 반드시 내야 한다. 1인당 1만원이다. 현장에서 네다바이 당하는 기분이다. 장사도가 사유지라서 별도 입장료를 내도록 하는 거야 이해는 되지만, 그가격은 인터넷 예매할 때 한꺼번에 내게 해야지, 인터넷 예매할 때는 1만원 싼 가격에 구매하도록 하고 매표소에서 1만원 더 내게 하는 건 사람들 은근 기분 나쁘게 하는 매표 방식이다.

배를 탈 시간이 되어서 승선구로 가는데, 입구 쪽에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 있어서 비집고 들어가야 배 쪽으로 갈 수 있었다. 왜 자기 차례도 아닌데 모두들 길을 막고 서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까 목소리 큰 할아버지는 승객들이 입구를 막지 않도록 안내하는 일을 하는 게 더 생산적일 것 같다.

아, 물론 2층에도 건어물 가게와 사고 싶지 않은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들어차 있다는 건 또하나의 농담이다.

유람선을 탔다. 1층, 2층, 3층 데크가 있다. 1층은 노래방처럼 꾸며져 있다. 하하 ^^; 2층은 의자가 절반 정도 있고 나머지 공간은 바닥이다. 누울 수도 있고 앉을 수도 있다. 자면서 갈 수도 있다는 건 장점이긴 한데, 주변 섬들 오가는 연락선의 아우라이지 "유람선"의 느낌은 아니다. 유람선이라 선내 방송으로 주변을 설명해주기는 하는데, 음향 시설이 별로인데다가 사람들이 떠들어서 잘 들리지 않는다. 디젤 매연이 실내로 들어와서 80년대 시골 버스 느낌을 재현하는 것도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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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04, 2017

이중섭 식당

추석이라 문 닫은 식당들이 많아서, 강구안을 돌면서 문을 연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이중섭식당의 주인양반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 같다. 하지만, 이중섭과 관계가 있다는 말은 없다. 이중섭식당이라고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메인메뉴는 해물된장찌개와 통영나물밥. 우리는 해물된장찌개를 먹었는데, 국물이 감칠맛 났다. 근데 감칠맛은 MSG가 최고 아닌가?



같이 나온 메기리 구이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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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병관

영화 하하하에서 문소리가 시끄러운 관람객을 꾸짖었던 곳이 세병관이었지?
거기서 아들은 개량 한복을 입고 전통놀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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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기념관

강구안에서는 10킬로미터 이상 가야 하는 곳에 있어서 위치가 안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강구안의 필요이상의 북적거림에 진력이 났다면 박경리기념관에 가보는 것도 좋다. 전망이 정말 좋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위기에 기념관이 위치해있다. 역시 추석이라 안에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느낌만으로도 좋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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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혁림미술관 + 남해의봄날

전혁림 화백은 통영이 아니라면 잘 모르고 넘어갔을 화가이다. 오늘은 추석이라 미술관이 문을 열진 않았다. 겉모습만 보고 왔는데, 전화백의 그림으로 타일을 만들어서 건물 겉면을 장식한 것은 흥미로웠다. 타일이 없는 곳은 아이비로 꾸며놓은 것은 잘 어울리는 모양새였다.







남해의 봄날은 통영에 있는 출판사이다. 좋은 책들을 많이 펴내고 있고, 통영에 대한 책도 많이 냈다. 통영에 오면 한 번 들러보리라 했는데, 그게 오늘 추석이었다. 때문에 출판사 안에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단독주택을 개조해서 사무실로 쓰고 있는데, 외부에 벤치도 두었고 그동안 만든 책들의 포스터도 붙여 놓았다. 내부에는 간단한 책방으로 만든 공간도 있어 보이는데, 들어가 보았으면 좋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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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사

사진은 안 찍었다. 이순신 장군을 모신 사당. 원래는 아마도 바다가 잘 보이는 곳이었을텐데, 지금은 그렇게 잘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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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망산조각공원

남망산조각공원에는 조각이 많지는 않다. 이우환, 심문섭, 헤수스 라파엘 소토, 김영원, 

헤수스 라파엘 소토 - 무제
Jesus Rafael Sofo 

가족끼리 가장 재미있게 즐긴 조각물이었다.



이우환 - 관계양(꿈꾸는 언덕)(Relatum(The Dreaming Hill))

세계적인 거장이라고는 알고 있는데, 봐도봐도 모르겠다. ^^;






심문섭 - 은유 - 출항지 (Metaphor - the Port)

그럴듯하다. 하지만, 동양적인 윤회의 세계관까지는 너무 나가신 것 같고. 





다니 카라반(Dani Caravan) - 망산(The Delusive Mountain)

해설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특정한 장소에 존재하는 특수한 지리적, 기후적, 역사적 환경과의 친화력을 강조하는 조각이다. 작품의 전면에서 보았을 때 바다멀리 바라보이는 섬 봉우리들을 일정하게 조망할 수 있는 조형물을 세워놓은 이 작품은 임진왜란 당시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던 한산대첨에 대해 명상의 기회를 부여한다. 

그런 것인지, 아니면, 동지와 하지와 춘분이 추분 때에 돌 틈을 지나는 햇빛이 저 나무를 비추거나 하도록 설계된 게 아닌가 싶은데. 


토니 아워슬러 - 감시초소
Tony Oursler - A Guard Post

조각공원에서 가장 그럴싸한 작품. 감시초소 안에는 비디오 이미지와 음향이 나와야 하는데, 내가 갔을 때는 안 틀어주고 있었다. 아마 백남준과 비슷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김영원 - 허공의 중심(The Central Point in the Air)

(이미지는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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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Learn How to Pronounce Jair Bolsonaro

[Jai Bousonaro] seems to be close to what Brazilians call the new president elect, according to http://www.pronouncekiwi.com/Jair%20Bols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