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6, 2017

알쓸신잡 시즌2

아내가 알쓸신잡 시즌1을 매우 좋아했다. 그래서 시즌2가 나온다니까 반겨하면서 꼭 챙겨보자 했다. 그런데 시즌2를 한두 회 보고 나니 아내가 재미없어 했다. 나도 시즌1에 비해서는 재미가 덜하다는 생각이다.

시즌1과 시즌2의 차이는 별로 없는 듯 싶지만 꽤 크기도 하다. 우선 사람이 바뀌었다. 정재승 교수와 김영하 작가가 빠지고, 유현준 교수와 장동선 박사가 들어왔다. 유현준 교수는 긍정적인 교체이다. 어떤 장소, 도시, 건물을 감상할 때, 건축을 분석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공간의 구성을 눈으로 받아들이면서 그 장소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공간의 구성이 장소의 첫인상을 결정짓고, 그 장소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의 경험의 기반을 만든다. 한국의 여느 도시를 방문하는 것과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를 방문하는 것의 차이점을 제일 처음 규정하는 것이 그 도시의 건축인 것이다. 도시 설계자, 건축 설계자의 생각을 설명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알쓸신잡의 큰 플러스이다.

장동선 박사는 정재승 교수의 후임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그런데 두 사람은 사뭇 다르다. 정재승 교수는 "아재"라는 카테고리가 딱 어울리는 사람이다. 긍정적인 의미의 아재. 입담 좋고 술자리에서 분위기 잘 맞춰주고, 그러면서도 꼰대는 아니고 진상도 안 부리는 사람. 매우 드문 좋은 아재다. 장동선 박사는 무대 위에서의 퍼포먼스는 좋은 사람이지만, 아재 같은 스타일은 아니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도 많고 펼쳐놓은 멍석 위에서는 잘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아재들 앞에서 자신의 멍석을 펼쳐놓고 춤을 추는 스타일은 아니다. 한국인이지만 정서적으로는 유럽인에 가깝다.

유현준과 장동선의 합류로 알쓸신잡이 변했기는 했지만, 알쓸신잡이 재미없어지는 데에 이들이 큰 책임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알쓸신잡2의 큰 변화는 이제 대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예능이 되었다는 데에 있다. 알쓸신잡1는 각각의 인물들이 대본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대로 여행을 하고, 그 결과들을 편집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포맷이었다. 원래 대본 바탕이라 하더라도 시청자들에게 내오는 상차림은 그러했다. 그런데 시즌2는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차림새도 이미 대본에 바탕한 예능이라는 게 눈에 보인다.

때문에 시즌1처럼 예측불가능성이 재미를 낳고, 캐릭터들의 충돌로 긴장감이 형성되기도 했던 그런 재미가 완전히 없어지고, 매우 평범한 지식전달 프로그램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예 지식전달 프로그램이 되려면 종종 매우 전문적인 내용도 훅 치고 들어가면 좋긴 하겠는데, 그럴 때마다 특정한 정도 이상으로 전문적인 분야를 파고 들어가는 것도 머뭇거리는데, 그게 등장인물들의 판단에 의한 게 아니고 피디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면 쇼를 보는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지.

P.S. 모아이 석상 얘기 할 때 스크립트에서는 아직도 누가 왜 만들었는지 불명이라 했는데, 유현준 교수가 설명한 대로 이미 상당히 밝혀져 있는 것이다. 앞뒤가 안 맞는 설명. 모아이 석상과 돌하르방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이미 1990년대에 학계에서 입증을 해낸 것으로 안다. 그때 텔레비젼에 한양대 역사학과 교수가 나와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설명하기도 했던 것을 기억하는데. 그런 시점에 역사학계도 한 번씩 띄워주고 하면 좋은데, 걍 유현준 교수가 연구해서 안 것처럼 설명해버리고 마는 것도 아쉬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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