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20, 2017

70년대 군청 건물이 우리의 아이덴티티

몇주 전에 점심 먹다가 나온 말이었다.

같이 있던 사람이 우리나라 건축물이 멋스럽지 않아 매우 불만이라고 말했다. 나도 한국의 건축들이 멋스럽지 않은 것에 동의했다. 심지어 최근에 지은 정부세종청사는 기능성, 실용성 면에서 빵점이다. 그나마 심미성에서 점수를 좀 딸 수 있겠지만, 주변에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심미성도 점점 점수가 내려간다. 주변 건물과의 조화도 건축의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세종청사가 먼저 지어지고 주변 건물들이 나중에 지어졌으니 세종청사가 잘못한 건 아니긴 하지만.

난 문득 devil's advocate 놀이를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우리나라 건물의 아이덴티티는 70년대의 노란색 군청 건물이라고 하면 되지 않겠어요?"라고 질렀다. 지금이야 매우 촌스럽다고 모두들 동의하면서 박물관에나 집어넣어버려!라고 말할 스타일이지만, 만약 도시의 모든 건물들이 그런 방식으로 지어진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

예루살렘은 지방조례에 의해 모든 건물의 외관을 석회암으로 덮어야 한다. 석회암으로 덮는 게 힘들 경우에는 석회암이 아닌 것을 써도 되지만 석회암처럼 보이는 재료를 써야 한다. 그래서 예루살렘의 모든 인상은 석회암의 희멀겋게 노란 색깔이다. 석회암으로 통일된 외벽 재료라는 테마 하에서 건물들이 조금씩 변화를 가지려 노력한다. 그게 예루살렘의 미다. 

농담이었지만, 내가 말해놓고 나서도 꽤 그럴싸했다. 원래 그럴싸하려고 한 말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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