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anuary 24, 2018

암호화폐 논쟁을 보면서 생각나는 예전 아이디어

예전에 특허청 다닐 때 일이다.

지식재산권(특허, 상표, 저작권 등등)을 묶어서 거래 가능한 무형자산으로 만들어서 거래소에 올리자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식재산 거래소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새로운 건 아닌데, 그 거래소라는 것도 몇 개의 층위가 있다.

권리자(라이센서)와 이용자(라이센시)를 이어주자는 거래소가 있다. 이건 임대인과 임차인을 연결해주는 부동산 직방 같은 개념이다. 그건 특허청에서 제공하는 지식재산 검색 서비스에서 해결 가능하니까 별로 신박한 아이디어는 아니다.

내가 생각했던 건 여러 개의 특허/상표/저작권을 묶어서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누구나 사고 팔 수 있는 주식 같은 걸로 만들어서 시장에 던진다는 거였다.

바로 나오는 반박논리는, 그 포트폴리오의 가치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가치가 평가 안 되는데 어떻게 사고 파느냐?

지금의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반박 논리와 유사하다.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없고, 거래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거래 밖에 없기 때문에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극단적 논리까지 나온다.

근데, 내재가치를 내놓으라는 주장은 20세기 초에 이미 쑥들어간 거 아닌가? 맑스의 노동가치설 이후에 노동의 가치 자체가 측정이 힘들다는 비판을 극복하지 못하고 교환가치만이 측정 가능한 유일한 가치라고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아는데.

물론 가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있으면 좀더 편하고 신뢰할 만하긴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특허 하나에 사용료가 1년에 얼마 들어온다는 자료가 있으면, 그걸 바탕으로 특허 자산의 가치를 쉽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재산 포트폴리오가 대중(투자자)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암호화폐보다는 훨씬 거부감이 적을 것 같다.

하지만, 가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하더라도 시장에서 특정 가격에서 거래가 되면 그걸 인정하면 되는 것 아닌가? 굳이 그 물건의 내재가치가 없다는 설득력 부족한 주장을 펼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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