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09, 2020

블라디보스톡 온 지 4개월

2020년 상반기가 벌써 다 지나갔다. 올해는 1, 2월달은 출국 준비 하느라 바빴고, 3월에는 원래 예정보다 2주 일찍 출국하느라 정신없었다. 블라디보스톡으로 들어와서는 2주간 자가격리해야 했는데, 그 2주간은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시간이 지나간 느낌이다. 꼼꼼히 돌이켜보면 2주 격리기간 중에서 뭔가를 계속 하긴 했지만. 

3월말에 공관 업무를 시작하고 나서는 정신없이 지냈다. 새로운 업무인 데다가, 전임자가 업무 인수인계를 안해주고 가서(뒷담화), 업무 파악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업무를 창출해내는 일들을 했다. 그러다가 동방경제포럼이 취소되면서 약간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는데, 어느덧 상반기는 끝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기분이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상반기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나는 여기 오면 일단은 러시아어 공부를 열심히 하리라 생각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대면 수업이 불가하다 보니 그 동안 수업을 거의 못 받았다. 최근에서야 화상 수업으로 몇번 배운 것이 전부이다. 한국에서 사온 책으로 조금 공부하긴 했는데, 그걸로는 한계가 있었다. 제일 큰 어려움은 키릴 문자로 된 러시아어 단어를 러시아 사람처럼 읽는 것인데, 이게 일정 시간 동안은 러시아인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야 가능한 일이다. 한글로 쓰여진 한국어를 한국 사람처럼 읽는 게 훈련이 필요하듯, 라틴 문자로 쓰여진 영어를 미국 사람처럼 읽는 게 훈련이 필요하듯, 키릴 문자도 마찬가지이다. 

(한글이 우수한 문자이고 누구든 2시간만 투자하면 한글을 읽을 수 있다고 믿는 자국중심주의에 빠진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할 수도 있겠지만, 한글로 쓰여진 단어들을 글자들의 조합대로 읽는 한국인은 아무도 없다. 똑같은 현상은 모든 문자 체계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무튼 이런 빌어먹을 키릴 문자의 바다 속에서 아직은 헤엄치고 있다. H, P, C만 어떻게 해주면 더 배우기 쉬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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